해피마트에서 주차요원으로 일하는 용구는 지적장애인입니다. 그는 초등학교 입학을 압둔 딸바보 아빠입니다. 딸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 요즘 인기가 많아 매우 행복한 사람입니다. 물론 예승이는 그의 아빠를 친구처럼 매우 사랑합니다. 무겁고 슬픈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은 감성적인 휴먼 드라마입니다.
사회적 약자 용구의 7번 방의 선물
정직한 용구는 적은 월급을 받지만, 둘은 늘 행복합니다. 부녀는 함께 돈을 계산하면서 조금만 더 모으면 예승이의 입학 선물인 세일러문 가방을 살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하고 기뻐할 뿐입니다. 검소하게 사는 행복한 부녀, 예승이는 아빠 대신 은행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점심때 빵을 먹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똑똑한 딸입니다. 용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빵을 먹으며 돈을 모으는 마음 깊은 아빠입니다. 그러나 부녀의 설렘과 기쁨이었던 세일러문 가방 때문에 용구는 유아 납치 강간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예승이는 보육원으로 가게 됩니다. 용구가 수감된 7호 형무소에는 밀반입 조직폭력, 사기, 자해협박, 간통 등 강력범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경찰이나 검찰은 피의자의 자백을 받기 전에 미란다 원칙을 지켜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국선 변호사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보호할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찰이 폭력을 행사해 강압적인 수사를 하고 거짓 진술을 하게 합니다. 국선변호인 역시 수사나 변호하기는커녕 용구가 지적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과수 부검 결과도 배제하지 않은 채 극악무도한 범죄자라고 판단합니다. 숨진 아이가 경찰서장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내무부 장관이 일주일 안에 수사를 끝내라고 지시하자 경찰은 비상상황에 빠져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했고 매너리즘에 빠진 국선변호인은 용구를 구출할 의지도 없었습니다.
아빠의 사랑 정의 용서
용구가 그런 범행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확신하는 7호실 재소자들이 2심 선고를 앞두고 합심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어리석게 때로는 정확하게 상황을 재현하고 용구의 사건을 조사하고 용구의 말을 듣고 진짜 진술서를 작성합니다. 한편 방화 사건의 도구 덕분에 목숨을 건진 교도소 보안과장도 경찰청장을 만나 재수사를 요청합니다. 하지만 딸을 잃은 슬픔과 원망에 사로잡힌 경찰청장은 진범이든 아니든 복수의 대상만 있으면 죗값을 치를 수 있습니다. 그는 심지어 예승의 안전을 이용해 용구를 협박합니다. 따라서 용구는 예승이를 보호하기 위해 7호실 동료들이 작성한 진술서를 포기한 채 범행을 저질렀다는 거짓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들을 잃고 술에 중독된 보안대장은 예승을 회사 집으로 데려와 양녀로 삼았습니다. 예승이에게 한글을 배우고 나중에 성경을 전한 조폭 출신 방 씨와 개과천선의 길로 들어선 7호실 가족들은 용구뿐 아니라 보안대장 부부도 모두 기뻐했습니다. 이 가운데 사망일이 정해져 있고 용구를 사주겠다고 약속한 세일러문 책가방을 예승에게 아빠의 마음을 담아 선물합니다. 과자 상자에 예승을 데리고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 부녀상봉을 해준 7호실 가족들은 용구를 예승과 함께 열기구에 태워 교도소 벽을 넘어 멋진 탈출 작전까지 세웠습니다. 열기구를 타고 석양을 감상하며 환하게 웃는 용구와 예승. 그들을 올려다보는 무서운 수감자들 영화 초반 어른인 예승이도 감옥 벽에 매달린 노란 풍선을 그리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미안해요 잘못했어요라고 거듭 용구는 말합니다.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을까 지적장애인이라는 게 잘못인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사법연수원 42차 국민참여재판에서 정의의 이름으로 아빠를 용서하겠다고 당당히 선언한 이예승 변호사, 진정한 정의와 잣대로 판단할 줄 아는 올바른 판결을 모두 맡기는 바입니다.
감상 후 느낀 점
위의 명령을 당연하게 따르는 수직적 권력구조의 세계에서 정의가 살아있을 수는 없습니다. 권력의 남용과 명평, 그리고 판단할 수 없는 복족으로 인해 용구와 같은 장애인의 인권은 완전히 무시될 뿐입니다. 세계적인 학자들이 오랫동안 수평적 세계관을 외쳤던 시대에 영화 속 도구들처럼 획일적인 수직적 명령체계의 희생자가 아직도 있다면 부끄러운 일입니다. 더욱이 한국이 우수한 디지털 기술 문명의 최전선에서 유목적 세계관을 주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영화는 용구뿐만 아니라 보안계장과 경찰관을 통해 부성애라는 주제를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과도한 설명과 과도한 감정, 개연성 없는 장면 등이 작품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아쉬움도 남아 있지만 배우들의 화려한 연기력과 재치 있고 코믹한 에피소드로 아쉬움이 충분히 상쇄됩니다. 특히 논리나 이성으로 비판하기에는 너무 순수한 감정이 영화 곳곳에 녹아있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영화를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봐야 하고,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한 아빠와 딸의 이야기는 매우 무겁고 무서운 범죄자들은 치열할 수밖에 없으며 재치 있고 코믹한 에피소드와 조화를 이룬 이들의 만남은 유쾌하고 매우 감동적입니다.